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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아, 어디 있니?

 

비가 오는 날이에요. 고양이 나비가 반짝이는 장화를 신고 중얼거렸어요.

“우산이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내가 정말 잘 대해줬는데. 잘 펼치고, 잘 쓰고, 잘 접고, 잘 말려주었단 말이야. 혼자서 무서워하고 있으면 어쩌지?”

바깥에서 뚝뚝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어요. 쏴, 하는 소리와 함께 굵은 빗방울도 내렸어요.

나비는 결심했어요. 우산을 찾기로요. 분명 집 안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우산아, 여기 있니?”

나비가 신발장 안으로 몸을 구겨 넣었어요. 하지만 우산은 없었어요.

“우산아, 여기 숨은 거니?”

나비가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에 머리를 집어넣었어요. 그 안에도 우산은 없었어요.

“우산아, 어디로 간 거야?”

나비가 침대 위 베갯잇을 손끝으로 꾹꾹 눌렀어요. 푹신한 베개 안에는 솜만 있었어요.

“우산아, 어서 이리 나와 봐.”

나비가 현관에 깔아둔 발 매트를 뒤집었어요. 매트 아래에 숨겨져 있던 먼지가 흩날렸어요.

지친 나비는 현관 앞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어디에도 우산은 없어. 사라져 버렸잖아.”

나비는 힐끔 시계를 쳐다보았어요. 이제 나가지 않으면 약속 시간에 늦고 말 거예요.

나비는 문 바깥으로 손을 뻗었어요. 차가운 빗방울이 손끝에 떨어지자마자 털이 쭈뼛 섰어요. 온몸이 움츠러들었고요.

“하지만 꼭 가야 해. 오늘은 맛있는 생선 수프를 먹기로 나랑 약속했단 말이야.”

나비는 눈을 질끈 감고 빗속으로 발을 내디뎠어요. 굵은 비에 털이 젖어 들었어요. 순식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었어요.

나비가 감았던 눈을 슬며시 떴어요. 비에 젖은 털을 싹싹 빗어 올리고, 눈을 비벼 세수도 했어요.

“음, 나쁘지 않은걸.”

나비가 씩씩하게 발을 뻗어 걸었어요. 장화 덕분에 발은 보송보송했어요.

“음, 정말 괜찮은 것 같아.”

나비가 빗속을 성큼성큼 걸어 나갔어요. 조금 있다 따뜻한 생선 수프를 먹으면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요? 금세 온몸이 따끈따끈, 노곤노곤해질 거예요.

“우산이 없어도 괜찮네!”

나비는 천천히 걸어갔어요. 차가웠던 비가 어느새 시원하게 느껴졌지요. 그래서 사라진 줄 알았던 우산이 저 멀리 빗속을 홀로 여행하고 있어도 손을 흔들어주었답니다. 우산도 가끔은 혼자서 비를 맞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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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아, 어디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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