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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

 

빗속을 걸을 때 필요한 건 두 가지예요. 바로 우산과 장화랍니다. 고양이 나비는 두 발에 장화를 신었어요. 번쩍이는 빨간색 장화가 아주 멋있었지요. 오늘은 우산도 잊지 않았어요.

나비는 노란색 우산을 두 손으로 꼭 쥐었어요.

“오늘은 절대 우산을 잃어버리지 않을 거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산이니까 절대로 손에서 놓지 말아야지.”

나비는 정말 그 말대로 했어요. 문밖을 나갈 때부터 우산을 절대로 놓지 않았지요. 수프 가게에서 생선 수프를 주문할 때도 우산과 함께였어요.

“따뜻한 생선 수프 하나 주세요. 우산 건 없어도 괜찮아요. 우산은 먹지 않을 테니까요.”

물론 생선 수프를 먹을 때도 우산을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우산아, 내 옆에 잘 있는 거 맞지? 그래, 내 손에 잘 있구나. 그럼 다시 수프를 먹어볼게.”

나비는 생선 수프를 한입 먹을 때마다 우산을 쳐다보았어요. 우산은 얌전히 나비 손안에서 나비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비가 수프를 먹는 내내 그랬지요. 절대로 우산에서 눈을 돌리지 않았거든요.

“나랑 같이 화장실에 갈래, 우산아? 부끄럽다면 눈을 가려줄게.”

나비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휴지를 잘라 우산 손잡이에 덮어주었어요. 눈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거기에 눈이 달려 있을 거예요.

모래를 파낸 나비가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어요. 그러고는 우산을 힐끗힐끗 쳐다보았어요.

“답답한 거 알아. 조금만 기다려, 우산아. 금방 나갈 수 있을 거야.”

나비가 다시 일어나 모레를 싹싹 덮었어요. 우산 눈을 가리고 있던 휴지도 금방 치워줬지요.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쉿, 비밀이에요.

나비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산을 펼쳤어요. 노란 우산 안이 꽃이 핀 듯 환해졌어요.

나비가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노란 우산을 탈탈 털고, 활짝 펴서 잘 말려주었지요. 그러고는 장화를 벗었어요. 분홍색 발바닥이 보송보송했어요.

기지개를 켠 나비가 소파에 앉았어요.

나비는 입맛을 다셨어요.

“내가 오늘 생선 수프를 다 먹었었나?”

왠지 꼬르륵거리는 배를 문지르면서 나비가 다시 중얼거렸어요.

“화장실은 잘 갔다 왔나?”

나비가 고개를 갸우뚱 움직였어요. 기억 나는 건 노란색뿐이었어요. 잘 접은 노란색 우산, 펼친 노란색 우산, 환한 노란색 우산 안 말이에요.

나비는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오늘 내내 함께였던 노란 우산은 대답이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나비는 집에 있던 생선 수프를 한 그릇 더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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